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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지구 탈출

세상의 모든 것은 돈과 연관되어 있다. 우리가 3차원이라는 물질 세상에 살기 때문이다. 우스운 얘기지만 돈이 없으면 함부로 죽지도 못하는 세상이다. 돈 들어가는 일 중 우주 탐사만큼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것은 또 없다. 그런 우주 탐사 비용 중에서도 비싼 값을 치러야 하는 것은 지구 탈출에 드는 돈이다.     지구 중력이 없다면 사람을 포함해서 지상의 모든 물체는 공중으로 날아가 버릴 것이다. 지구 중심에서 잡아당기는 중력 때문에 산, 바다, 자동차, 사람, 심지어는 연필 한 자루까지 제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렇게 고마운 힘이기는 하지만 우주로 향하는 로켓이 지구 중력권을 벗어나려면 중력을 이기는 더 큰 힘을 내야 하는데 만만찮다. 로켓이 무거울수록 당연히 더 많은 연료를 소비해야 지구의 중력을 거스를 수 있다. 지금까지는 그런 발사체를 한 번 쓰고 버렸지만, 꾸준히 연구하고 개발하여 앞으로는 몇 번 더 쓸 수 있게 되었다.     휘영청 밝은 달이 떠있는 하늘을 보면 아무 것도 없는 공간을 거칠 것 없이 날아가서 금방 달에 도착할 것 같은 생각을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엄청난 연료를 태워서 일단 하늘 높이 오른 우주선은 인공위성처럼 지구 궤도를 따라 몇 바퀴 돌면서 나중에 찌그러진 타원 궤도를 만들어 도는 척하다가 힘을 받아 지구의 중력을 벗어난다. 그렇게 하면 여행 시간은 조금 더 걸리더라도 연료를 아껴 훨씬 적은 비용으로 지구를 떠날 수 있다. 달에 도착해서는 그 반대로 달 궤도를 따라 돌며 속력을 줄이다가 어느 순간 달의 중력을 이기며 착륙한다.   과학자들은 지구 탈출을 쉽고 싸게 하려고 추진 로켓을 재사용하는 연구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다른 기상천외한 방법도 고려 중이다. 공상과학영화에서 보면 지상에서 지구의 정지 궤도까지 올라가는 엘리베이터가 나온다. 영화니까 그렇지 지상에서 8만km나 되는 높이까지 엘리베이터를 운용한다는 것은 사실 현대 과학기술로는 불가능하다.     얼마나 먼 거리냐면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약 230배나 되는 거리, 아니 높이다. 그나마 서울에서 부산까지는 땅에 구조물을 설치하므로 가능할지 모를지만 그냥 공중으로 엘리베이터를 올려보내는 것은 암만 생각해도 말이 안 된다. 그러나 과학기술이 조금 더 발달하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런 얼토당토 않은 계획을 계속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지구 탈출 비용면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상상 속 이론적인 단계에 지나지 않지만, 기술적인 문제만 해결한다고 시작할 수도 없다. 테러나 태풍에 의한 손상이나 그 결과 야기되는 위험도 그냥 지나칠 수 없고, 우주 공간에 떠다니는 쓰레기와 충돌할 수도 있어서 기술적인 문제가 해결되고 자본이 있다고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우리는 이미 무중력 상태에서 중력을 만드는 방법을 알고 있고 반대로 UFO처럼 중력을 상쇄하는 장치를 만들 수도 있다는 상상을 한다. 벼락이 치면 하나님이 노해서 그런 줄 알던 우리는 지금 전기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한다. 백 년 전에 비록 소설이지만 대포알을 타고 달나라에 가던 상상을 하던 우리였지만 벌써 달에 발을 디뎠다. 유전자를 조작하여 생명을 좌지우지하는 세상에 할 수 없는 것이 과연 있을까? (작가)     박종진박종진 이야기 지구 중력권 지구 탈출 지구 궤도

2025-05-02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양력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천체는 달이다. 우리 인류는 얼마 전에 이미 달에 다녀온 적이 있다. 그런데 달까지 가기 위해서는 우선 날 수 있어야 하지만, 그저 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지구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중력가속도를 이기고 우주 공간으로 솟아야 하는데 비행기나 열기구로는 턱도 없다. 그래서 나온 것이 로켓 추진 엔진이다. 초속 11.2km로 솟구쳐야 지구 중력을 이기고 우주로 벗어날 수 있는데 이를 지구 탈출 속도라고 한다. 참고로 소리의 속도는 초속 0.34km이고 이를 마하 1이라고 하니 꼭 그렇지는 않지만, 계산상 지구 탈출 속도는 마하 33은 돼야 하고 그런 속도를 내려면 엄청난 연료가 필요할 것이며 그 무게 또한 상당할 것이다.     인간은 태초부터 하늘을 동경했다. 종교를 갖기 시작했을 때 하늘에는 전지전능한 하느님이 살고 천사들이 하느님을 보좌한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상상했던 천사는 새처럼 깃털로 된 날개를 달고 있었다. 인류는 날개를 이용해서 날아보려고 수천 년을 노력했지만 불가능했다. 날기 위해서는 꼭 그런 모양의 날개가 필요하다는 고정 관념에 얽매였고 기껏 새나 곤충의 날갯짓을 흉내 내는 것이 전부였다.     유체역학에서 빨리 흐르는 유체는 압력이 낮아진다는 사실을 안 후 윗면이 더 볼록한 고정된 날개를 만들고 그 날개 앞에서 바람을 불었더니 날개 위쪽의 기압이 낮아져서 위로 떠 오르려는 힘을 발견했다. 바로 양력, 뜨는 힘이다. 1903년 미국의 라이트형제는 인류 최초로 동력 비행기를 만들고 조종하는 데 성공했다. 고작 12초 동안의 짧은 비행이었지만, 인류 최초의 조종 가능한 동력 비행이었다. 형제는 2년 후 조금 더 개량된 비행기로 근 40분 동안 40km를 날았다. 다른 경쟁자들이 더욱 강력한 엔진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 그들은 조종법의 개발에 힘을 기울였다. 그렇게 고정익 비행기가 탄생했고 나중에 회전날개를 장착한 헬리콥터가 나왔다. 2차대전이 끝날 무렵 프로펠러 엔진은 제트엔진으로 대체됐고 결국 달까지 갈 수 있는 로켓 엔진이 탄생했다.     인간이 창공을 날 수 있게 될 때까지는 수천 년이 걸렸지만 일단 하늘을 나는 법을 알자 단 66년 만에 우리는 지구 바깥 천체인 달에 첫발을 디뎠다. 양력을 발견한 것은 인류 역사상 불의 발견 후로 가장 획기적인 일이었다. 지금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비행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 한국에 다녀온다. 지금부터 겨우 백여 년 전에 나는 방법을 알아낸 인류는 그렇게 지구 반대편을 여행하고, 달을 걷고, 조만간 화성을 지구화시켜 이주할 계획을 세웠다.     지구는 약 50억 년 전에 탄생했고 인류가 시작한 지는 약 35만 년이나 되었지만, 문명을 일군 것은 불과 5천 년 전의 일이다. 그렇게 지지부진 진화하고 발달하던 인류는 갑자기 몇백 년 전부터 눈에 띄는 성장을 했다. 전기를 상용화하면서부터다. 그리고 이제는 우주로 뻗어 나가려고 준비하고 있다. 양력, 즉 나는 법을 터득한 인류가 언제 어디까지 갈지 아무도 모른다. 아직은 우리의 물리학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적지 않지만, 곧 그런 난관을 이기고 성간을 넘어서 은하 구석구석을 여행할 날이 올 것이고 결국 우리 은하 바깥 외부 은하에 도달할 날이 올 것이다.     별 것 아닌 것 같은 뜨는 힘, 즉 양력을 발견한 후 우리는 지구 밖으로 우리의 활동 무대를 확장하고 삶의 터전을 옮길 날이 머지 않았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양력 고정익 비행기 동력 비행기 지구 탈출

2024-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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